- 지적인 가족 가을 나들이 -
똑같은 리듬속에서 일상을 벗어나고 싶습니다.
멀리... 좀더 멀리... 아주먼 곳으로 조용히....
모처럼 지적인 가족이.....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과 오색찬란한 충주로
1박 2일의 짧은 가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늦가을 청풍(淸風·맑은 바람)을 쏘이며 먹먹한 가슴을 식혔고....
청명(淸明)한 하늘은 짓눌린 마음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제비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제비봉도 올랐고
의상대사가 터 잡은 ‘하늘이 감춘땅’ 금수산 정방사를 찿아
적막한 산속 절간에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를 들으며
짧은 가을 소풍을 마무리 했습니다.
▽ 여주를 출발하여 영동ㆍ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지방도
로변 한식당에서 곤드레 나물밥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여행(소풍)은 시작되었
다.
▽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하면서 숙소로 예약한 콘도로 가는길은 자연 풍
광과 레저휴양시설이 조화를 이룬 최고의 드라이브 코습니다.
▽ 충주호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충북 제천 능강 지역에 위치한 ES 클럽은, 출
발하기 전에는 처음 듣는 곳이라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중세 고성을 연상케
하는 건물 외관과 호수를 배경으로 한 자연경관이 매력적인 '휴양형 리조트' 였
다. 클럽 사장이 19년에 걸쳐서 지었다고 하는데 경치며 시설이 유럽의 어느 산중
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눈으로 볼때는 아름다웠는데 사진으로 남기는 나의 내공이 너무 약해서 아쉽다.
▽ 청풍호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월악산 자락의 제비봉으로 향하였습니다.
목적지인 제비봉 산행의 들머리 충주 - 단양을 잇는 국도 36번 도로변 장회리 휴
게소 주차장에 도착(14:20)하여 산행이 시작된다. 장회나루 동남쪽에 병풍처럼
둘러선 산이 제비봉인데, 충주호 쪽에서 유람선을 타고서 제비봉을 바라보면, 부
챗살 처럼 드리운 바위 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모습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 그렇게 우리들도 날개를 활짝~ 펼쳐지길 기원하면서...
매표소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서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초반부터 된
비알에 놓여진 나무계단을 오르자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라 위로 오를수록 길이 험하고 힘이 들지만, 충주호 주
변의 산세와 지나온 암봉과 암릉의 모습에 취해서 자주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보게 되었다.
▽ 충주호 물 줄기는 한폭의 그림 같고 호수를 가르며 유람선이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 여유로와 보이며, 푸른 소나무 너머 산과 산 사이에는 작은 마을도 눈에 들
어온다.
▽ 계속해서 좁은 능선을 따라 계단과 바위로 이어지는 암릉길을 오르니 해발 476
m의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우리가 올라야 할 제비봉 정상도 저멀리 보인다.
▽ 오르다 한숨 돌리려 멈추고 뒤를 바라보면, 그 곳이 바로 충주호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자연 전망대가 됩니다.
사방으로 탁트인 시야와 함께 장회나루와 구담봉이 호수 건너편으로는 말목산,
가은산, 금수산이 조망되며, 발아래로는 산과 어우러진 푸른 강물이 넘실거리고
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단이 설치된 암봉들 그리고 정상을 오르는 너덜길, 여기서
40 분 정도만 더 오르면 정상에 도착합니다.
▽ 그러나 짧은 가을해로 인하여 아쉬움을 뒤로하고 철계단, 암릉길, 나무계단을
따라 하산을 하였다. 정상까지 오르고 내려오면 즐거움이 배가 되겠지만 주어진
여건 만큼 산행하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요?
∇ 산행후 유람선을 타고 호반절경을 즐길 수 있었으나 시간의 여유가 없어 인근
숯가마 찜질방으로 이동을 하여 찜질과 함께 돼지목살로 뒤풀이를 하며, 우리의
기분을 최대한 UP시켜습니다. 더 멋진 만남을 위하여~~~건배^~^ 건배...
∇ 마지막 아쉬움을 콘도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서~
마음과 몸이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을 가슴 한켠에 묻으며 이렇게 소중했던 하루
를 마무리 하였다.
▽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리조트 인근을 돌아보고 나서, 콘도내 식당에서 북어국으로 아침
을 먹고 정방사로 향합니다.
∇ 정방사를 가려면 금수산 얼음골로 이어지는 능강계곡 입구에서 좌측으로 난 콘
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사찰로 이르는 길은 삼림욕을 따로 할 필
요가 없을 정도로 수목이 우거진 길이다.
▽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누군가 돌을 쌓기 시작했는지 여기저기 작은 돌탑들이
쪼르르 나열되어 있으며, 돌탑길을 지나면 사람한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바위
틈이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다.
▽ 목탁소리에 이끌리듯 비탈진 포장길을 힘겹게 걸어 오르니 드디어 정방사입니
다. 금수산 자락에 위치한 정방사는 신라 문무왕 2년(662년)에 의상대사가 세운
절로, 의상이 던진 지팡이가 하늘을 훨훨 날아 꽂힌 자리에 절을 지었다는 설화가
전해 지는데 잔잔한 가을 바람을 타고 은은한 풍경소리가 우리를 먼저 반겨준다.
▽ 집채보다 큰 바윗덩이 뒤를 바치고 병풍처럼 들러진 원통보전 뒤 바위틈에서 나
오는 석간수의 시원한 물맛에 갈증을 잊고, 충주호반을 바라보는 관세음보살님
전에 지극한 정성으로 참배를 올립니다. ~~ 심중소구 소원성취 하소서 ~~
▽ 절구경을 다하고 내려오는 길에 법당마당 한켜에 내려서 있는 자그마한 장독대
와 해우소(解憂所·근심을 푸는 집)가 있는데, 큰근심과 작은근심으로 나뉘어 善男
善女를 구분하였고 창밖으로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충주호의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입니다. 나는 여기서 작은 근심을 털고 내려왔다.
▽ 짧은 암자와의 만남을 뒤돌아 산을 내려와 국도변 식 당에서 떡갈비로 푸짐한
점심식사를 끝으로 우리의 짧 은 가을여행을 아니 가을소 풍을 마무리 하였다.
우리가 머물던 자리는 아쉬 운 추억이 남겨져 있을 것 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운 소풍이라고 했던가요? 속세가 이만큼 곱기만 하다면 108번의 윤
회도 버겁지 않을것 입니다.
이 가을 조용한 산사(山寺)의 분위기와 단풍이 물든 숲속길을 거닐고 싶다면 충주
호변 금수산에 있는 정방사를 찿아갈 것을 권유해 봅니다.
이제 또 허리띠 졸라메고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다음 소풍을 위한
짐 보따리를 꾸리기 위하여...
또 다시 이렇게 여행 할수 있는
날을 만들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 봅시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모두들 즐거움
그득한 나날들 되시길 빕니다.
2007. 11. 11. 무흔의 가을여행 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