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청춘아!~~ 청춘아!!!

무흔세상 2011. 10. 28. 07:45

마라톤 매니아인 지인이 있습니다.

10여년 전부터 아침 운동삼아 재미를 붙이더니만

일년에 풀코스 10번 정도는 거뜬히 소화해 내고

울트라 마라톤(100키로)도 완주할 정도로

한 경지에 들어선 친구이지요


헌데, 이 지인으로 부터 며칠전 전화가 왔습니다.

"........

 이제 마라톤 끝이야!

 병원가서 체크해보니, 인대가 늘어지고, 관절이 너덜(?)대고...

 그만 뛰래~!

 그냥 평지에서 걷기만 하랜다~~

 마라톤 끝이야.......흑 흑 "


하긴 강철로 만든 기계도 반 세기 이상 매일같이 사용하다보면

어딘가 고장이 날 수뿐이 없는데

우리들 몸인들 별 수 있겠는지요


어쩌다 산행을 즐기는 저지만

이즈음 큰 산이나 높은 산은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나즈막한 야산에서 그냥 사부작 사부작

양 손에 스틱 꼬옥 잡고서 천천히 걸으려고 합니다.

(최근에 스틱 바로 잡는 요령도 익혀 두었지요...)


무조건 '크고 굵게'를 추구하던 과거의 습관으로부터

이제는 '가늘고 길게~~'로 어쩔 수없이 크릭조절중입니다.

예전엔 저를 추월해 앞질러 가는 등산객 분(?)이 보이면

기어이 따라 잡으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이제는 그냥 바라만 보며 속으로 뇌까립니다.

'어서 앞질러 가셔요~~ 전, 가늘고 길게 가렵니다~~'


달은 차고나면 곧 기우는 법...

기울 때의 마음가짐이 찰 때와는 사뭇 달라야겠지요


하여, 이즈음 문득 문득

'가늘고 길게'를 되뇌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좀 서운하긴 하네요~~

아, 내 청춘 돌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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