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매니아인 지인이 있습니다.
10여년 전부터 아침 운동삼아 재미를 붙이더니만
일년에 풀코스 10번 정도는 거뜬히 소화해 내고
울트라 마라톤(100키로)도 완주할 정도로
한 경지에 들어선 친구이지요
헌데, 이 지인으로 부터 며칠전 전화가 왔습니다.
"........
이제 마라톤 끝이야!
병원가서 체크해보니, 인대가 늘어지고, 관절이 너덜(?)대고...
그만 뛰래~!
그냥 평지에서 걷기만 하랜다~~
마라톤 끝이야.......흑 흑 "
하긴 강철로 만든 기계도 반 세기 이상 매일같이 사용하다보면
어딘가 고장이 날 수뿐이 없는데
우리들 몸인들 별 수 있겠는지요
어쩌다 산행을 즐기는 저지만
이즈음 큰 산이나 높은 산은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나즈막한 야산에서 그냥 사부작 사부작
양 손에 스틱 꼬옥 잡고서 천천히 걸으려고 합니다.
(최근에 스틱 바로 잡는 요령도 익혀 두었지요...)
무조건 '크고 굵게'를 추구하던 과거의 습관으로부터
이제는 '가늘고 길게~~'로 어쩔 수없이 크릭조절중입니다.
예전엔 저를 추월해 앞질러 가는 등산객 분(?)이 보이면
기어이 따라 잡으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이제는 그냥 바라만 보며 속으로 뇌까립니다.
'어서 앞질러 가셔요~~ 전, 가늘고 길게 가렵니다~~'
달은 차고나면 곧 기우는 법...
기울 때의 마음가짐이 찰 때와는 사뭇 달라야겠지요
하여, 이즈음 문득 문득
'가늘고 길게'를 되뇌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좀 서운하긴 하네요~~
아, 내 청춘 돌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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