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눈치없는 사랑...

무흔세상 2011. 10. 19. 16:00

얼마전 고교 동기모임에서 한 친구가 한 얘기이다.

그 친구의 얘기인즉...

피곤한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집에 가면

인간이란 식구들은 모두 죽을 쑤는 인상으로

가장을 뭐 쳐다 보듯 하는데...

어디에서 주워온 강아지 자식만이

언제나 꼬리를 흔들며 자신을 반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자식에 정을 붙이고 산다는 것이다.


요즘은 아주 매우 이기적인 종족들이

애완견을 사람보다 더 사랑하는 걸보고

웬 강아지를 인간보다 더 사랑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나이가 들고 사회가

잘 살게 되면서 자신을 주위눈치 안 보고

무조건 따르는 개새끼를 사랑하는 인구가

급 성장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개인화 되는 사회에서 우울증은 더 늘어나고

가족이 말 그대로 웬수가 되는 이런 세상에서

나를 눈치안보고 사랑하는 생물이 있다는 게

얼마나 나를 위로해 주는 건가?


홀로 사는 싱글족들만 애견을 데리고 사는 줄 알았는데...

우리 중년의 나이들도 개나 고양이와

정을 주고 받고 하는 부부가 늘고 있음을 보고

우리 모두 하나의 공통 심리는 있구나 하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누가 나를 내 감정과 사정에 상관없이

사랑하여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지내지를 못한다.

마누라가 자신을 사정없이 사랑해 주는가?

사정이 없는 행위를 한다고 면박이나 주지 않는가?

누가 무슨 얘기를 해도 사정없이 격려하고

칭찬을 하는 자는 푼수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나는 나를 내 사정과 상관없이

무조건 격려해 주는 인간이 좋다.

그런만큼 나는 상대 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정없이 인정을 하여 주고 싶다.

그런 면에서는 푼수를 자청하고 싶다.


인터넷에서 글을 쓰면 댓글을 다는

인사도 눈치없는 격려일 때가 있다.

그러나, 익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사정없이 상대 글에 욕설을 해대는

댓글을 너무 많이 본다.

내 생각과 다르면 욕설인 댓글 천지이다.


주인의 눈치를 안보고, 사정없이

꼬리 흔드는 친구집의 강아지처럼

인터넷에서 글을 쓰면 인사성

댓글을 다는 걸 나는 좋아한다.

글을 읽은 자의 최소한 예의이기도 하다.

반론의 여지가 있는 생각의 글도 있지만

인사는 인사이다.


글쓴 이에게 아부한다고

궁시렁대는 이도 별로 없을 것이고

있다고 한들, 그런 쑥덕임에 신경을 쓸 나이도 아니다.


댓글은 그냥 인사부터 진짜 인사까지

여러 결의 인사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는 사람끼리 만나면 악수는 하면서

아는 사람이 글을 쓰면 잘 보았다고

한 줄 쓰는 게 자연스러운 게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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