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나이가 들면서...

무흔세상 2011. 11. 3. 16:35

         

 

 

 

영어단어와 한자획이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머리속에 입력이 되어 있는 것들인데 출력이 안된다.

기억이 쇠잔해져도 예전에 입력이 된 것은

잘 잊어지지가 않는다는데

옛날 학창시절에 배운 단어들도

이제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걸 보니

나도 예외 없이 노화의 단계로 접어드나 보다.


이렇게 잠시 머릿속에 있다가 다 지워질 걸

뭐하러 밤잠 안자며 그 이상한 단어들을 외우느라고

콘사이스 사전을 붙들고 귀한 청춘의 시절을 보냈는지

억울하기도 하다.


먹을 것 안 먹으면서 재물을 모아 놓은 어르신들이

사회에 환원하고 가시는 눈물나는 얘기를 가끔 듣지만

나는 머릿속의 단어들을 자연에 환원하기도 전에

뇌리속에서 사라져가니...

이 자연과 사회에 돌려 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자괴감이 든다.


정신적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지만

그것 또한 나에게는 낯선 얘기이다.

무슨 귀한 생을 살다 가기에 정신적 유산을 남긴단 말인가?

오히려 대물림 같은 나쁜 악순환의 생활이 내 후손에게서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다.


복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가중되는 현실이지만

난놈들의 유전자가 복제된들, 이 사회가 더 좋아질 리도 만무하고

된놈들의 유전자는 복제될 수 없는 타고난 형질이니

이 사회는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여도 큰 비젼은 없을 것이다.


된놈들의 됨됨이는 유전이 아니라 부모와 환경의

나눔에서 비롯되는 거라서, 절대 복제되는 것은 아니다.

된 부모밑에서 자라나는 될성부른 떡잎들이

가족과 나누는 사랑의 시간이 어찌 복제될 수 있단 말인가?


지식이 구원을 가져다 주지 않고, 재주가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 이상

우리는 이제 무엇을 추구하며 이 남은 삶을 채워가야 하는가?

 

무엇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우리들의 정서를 신록의 색깔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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