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세상을 다가져라!...

무흔세상 2009. 12. 23. 09:11

지난 토요일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는데 자식 새끼들...

즉 부모와 자식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엄마와 아이들과의 관계 말고

아버지와 자식들과의 관계, 참으로 어렵고 묘하지요?

이 관계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확실한 해법이 있다면 아마

노벨 평화상은 거져 먹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이들 커가면서 고분 고분해 지고 반듯하게만 커 간다면야 뭔 문제가

있겠습니까마는, 어디 세상일이 마음먹은 대로 그렇게 되기만 하나요?


이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 친구들 모두는 "나도 할 말있다" 하며

자식들 성토하기에 바쁘더군요.

졸지에 술자리는 아이들이 안주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들은 한 친구의 경험담 입니다.

이 친구는 자기 아들이 하도 맘에 안들기에 "그러면 너 나가라!" 라고

소리 치고 말았답니다.

그랬더니 진짜로 아이가 집을 나갔는데 새벽이 되도록 아이가 돌아 오지 않자

부모가 꼬박 밤을 새우게 될 수 밖에요.

이러니 아이 벌세우는게 아니라 거꾸러 부모인 자기가 아이에게

벌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할 수없이 학교에 전화를 해서 "오늘 아이가 아파서 학교를 못가게 되겠노라"

라고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아이를 위해 변명, 아니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랬더니 담임 선생이 웃으며...

아이는 지금 아픈게 아니라 친구 누구네 집에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오히려 부모를 다둑 거려 주더라는 겁니다.


부모는 아이가 어제밤 집엘 안들어 온 걸 어떻게 아느냐고 의아해 물어 보니

그새끼는 친구 집에서 인터넷으로 자기 반 게시판에 들어가

밤새 노닥거리고 놀더라는 겁니다.

물론 그 와중에 자기 아빠와 싸워서 집 나왔다는 얘기도 했고...

지금쯤 집에서 자기 들어 오기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는 고생좀 해봐야 된다는 말도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야그를 자기반 게시판에 올리고 자기반 친구 아이들과 인터넷으로

노닥거리며 놀고 있는 걸 담임 선생이 본 거지요.


그런 말을 담임에게 듣게된 친구는 무지하게 쪽팔리기도 했지만

어째거나 아새끼가 무사하다니 다행이란 안도감이 먼저 일더랍니다.

그러면서 이번 아새끼와의 전쟁에서는 또 애비가 졌구나 란 자탄을

하게 되더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옛말 틀린 거 없다고 긴 한숨을 내 뱉더군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나요.


하긴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 똑같을 순 없지요.

세상은 자꾸 바뀌어 나가고 하루가 무섭게 새로운게 생겨 나는데

옛날 우리 식을 아이들에게 강조할 수는 없겠지요.

더러 아이들 행태가 맘에 안들어도 어쩌면 부모가 틀렸고 아이들이

맞을 지 모른다는 생각도 가져야 겠더군요.


머리를 노란색으로 물들이든, 빨간색으로 물들이든 아니면 무지개색으로

물들이든 까짖거 예쁘게 봐 줄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땅바닥을 쓸고 다닐려고, 혹은 방바닥을 걸레질 할려고 바지를 그토록 길게 입는지

허연 허벅지 다 보이도록 치마를 짤게 입든 그저 지금의 패션은 저렇구나 하며

먼산 바라 보는게 상책 아닐까 합니다.


때론 눈초리가 삐딱해 보일때도 그건 새로 나온 개성이려니 하고 생각하는게 맞습니다.

그저 아이들 이 바쁜 세상에 일일신 우일신 (日日新 又日新) 하는 몸부림으로 봐 주는게

우리 부모들 정신 건강에 좋다는 그날 술자리의 결론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취기가 올라 몽롱한 상태에서

속으로 지금 우리 2세들을 향해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자식님들에게 고하노니,

니들 멋대로 바꾸어서 니들 멋대로 살아 보기를...

그래서 세상도 바꾸고 세상을 다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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