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구식 가정교육 탓에
한번도 울 아부지 한테 “사랑한다”는 고백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울 아부지 돌아가시려고 가뿐숨을 몰아 쉬실때 절로 나오더군요.
아아!! 아부지 사랑해요. 우리모두 사랑해요...
누나도, 동생도, 저 모두 아부지를 사랑해요.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아부지 임종시에 이렇게 사랑 고백을 했다는 것이 쑥스러워서
아직도 가족한테 아무 말 안했습니다.
가족을 대신하여 제가 대표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였다는 이야기도...
참, 구식이지요?
울 아부지 너무나 편안하게 가시고
당신 소원대로 울 엄마 뒤가 아닌 앞서서 가시니
질병의 뒤안길인 고통의 길에 채 들어서시지도 않고 가시니
돌아가시는 시간까지 내 밝은 코에도 냄새하나 없이 청결하게 가시니
울 아부지 평생 청빈함 속에서 사셨는데, 사시는 것 처럼 청결하게 가셨습니다.
더군다나 생전 처음 큰아들 사랑고백 속에서 가셨으니...
아쉬운 마음이야 형언할 길 없지만, 저 하늘 높은 곳에 계시는 분께서
울 아버지 영혼을 편안히 받아주셨으리라 생각을 하니...
우리의 마음속에도 참 평안을 주신답니다.
장례식 기간동안 비는 사위에 가득히도 내리고
빗길 사이로 수 없이 꽃차가 들락거리고, 참 많기도 한 어여쁜 꽃들 속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애잔한 눈길속에 거하시다가
울 아부지 셋째날...
언제 비 오셨냐는 듯 청명한 초가을 하늘 아래에서
울 엄니 원하시는 공원묘지에 안장되셨습니다.
위로해 주신 모든 벗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올립니다.
전화로 메일로 문자로 기억해 주신 분들 저두 기억하겠습니다.
모든분들께 '위로'라는 커다란 빛을 졌습니다.
살면서 갚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4. 9. 10. 아버님 삼우제를 모시고... 이 원 재/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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