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를 벗어나 신선이 되는 산
- 도 락 산(道樂山) 에서 -
□ 산 행 개 요
○ 산행일자 : 2008. 9. 20.(토)
○ 소 재 지 : 도락산(충북 단양 964M)
○ 산행코스 : 상선암-채운봉-형봉-신선봉-도락산-제봉-상선암(원점회귀산행)
○ 산행시간 : 10시 ~ 15시 30분(5시간 30분)
○ 동 행 : 11명(윤영수, 이원재, 신정우, 이국헌, 정구준, 어성건, 장한응
이상호, 양봉규, 엄태철, 이태우)
도락산(道樂山)은 소백산과 월악산의 중간쯤에 형성된 바위산으로 현재 일부가 월악산 국립공원내에 포함되어 있으며, 산을 끼고 북으로는 사인암이 서로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등 이른바 단양팔경의 4경이 인접해 있어 주변경관이 매우 아름다우며 산림청 지정 전국 100대 명산에 속한다.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는 우암 송시열 선생의 일화가 전해 오는 도락산(道樂山)을, 청명한 가을날 이른 아침 우리 지적인들이 우암의 인품을 음미해 보며 강변 주차장을 출발하였다.(참조 : 한국의 산하)
∇ 영동 및 중앙 고속도로를 지나 단양IC 빠져나와 도락산을 찾아가는 길은 쉽게
그 속살을 안 보여 주려는 듯, 산을 한 바퀴 둘러서고 나서야 상선암 주차장에 도
착하였다. 차에서 내려 옷도 갈아입고 가볍게 스트레칭도 해보며 산행을 준비하
는데 모두들 즐겁고 활기찬 모습이다.
∇ 산행시작
이제 여름은 물러섰는데도 맑은 하늘에서 내려 쬐는 햇살은 아직도 따갑다.
하지만, 아! 벌써 가을.....
"산은 아직도 초록인데 여름은 어김없이 가을을 잉태하고 있었구나..."
늘 그렇듯 가을은 마치 우리네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춰주는 신호등 같다.
∇ 아래에서 올려다본 도락산의 산세는 굴곡이 심해 보이고, 초입부터 오르막 길을
10여분 오르니 철계단이 나오고, 푸른 나무들과 동행을 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처음은 무척이나 힘이든다.
그 산이 높은 산이건... 낮은 산이건...
∇ 이즈음 숲길은 단조롭다. 봄처럼 연두색 신록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
고 한여름처럼 무성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희미하게 물들어 가는 단풍나무를 보면서 서서히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드
는 모습을 찿아 볼수가 있었다.
∇ 간간히 바람이 불어오긴 하나 계속치고 올라가야 하는 비알길이 쉬울 턱이 없
다. 목도 마르고 땀도 흐르고 오르는 중간중간 보이는 산세를 감상도 해야 하고
짧은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니 몸이 더 바쁘다.
∇ 올라가는 길 숲속에 유별나게 장승처럼 우뚝 서 있는 작은 선바위, 큰 선바위구
간을 통과하여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길 한참.... 구슬같은 땀방울이 등줄기에
범벅이 되나, 그동안의 쌓인 스트레스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아 마음은 가벼워지
고, 연신 시원한 물을 보충해 가며 땀을 흘리니 육신이 정화된 느낌... "이맛에 힘
이 들어도 온다. "
∇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 구간 좌우로는 깍아 무너질 듯한 암벽사면에 푸른 소나무
와 잡나무들이 듬성듬성 세워져 있어 마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자연의 앙상불
은 바위와 어울린 소나무일 것이며 도락산의 키워드 역시 암벽, 암릉의 오묘한 조
화와 소나무였다.
▽ 오르는 길 간간이 열린 전망대에서는 이곳이 깊은 산중임을 말해주듯 사방으로
이어진 능선을 볼 수가 있고, 차가움과 거친 느낌의 암석들은 이곳이 악산임을 말
해주는 듯하고 가파른 계단은 우리의 호흡도 거칠게 만든다.
▽ 악악 거리며 채운봉에 올라 보니, 건너편 산자락 깊은 곳에 마을이 보이고 채운
(彩雲)도 없는 하늘은 여전히 맑다. 우암 송시열 선생님이 작명하여 주신 도락산
의 도를 느끼는 듯 하고... 평화롭고 한가로운 내가 꿈꾸는 가까운 날... 그 꿈을
이루는 날 있으리라.....
▽ 도락산중 평범한 암릉으로 조망이 제일 좋고 아름다운 신선봉이라는 암봉에 도
착하니 단체 등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신선봉 마당바위에 있는 웅덩이는 숫처녀가 물을 퍼내면 금방 소나기가 내려 채
워진다는 설화가 있다던데... 나는 아쉽게도 보지를 못하였다.
만일 보았더라면... 숫처녀 어디 없쑤...!!! 증말인지 확인 해 볼 것이니...!!!
숫처녀라? 숫제 한번도 안해본 여자... 처녀? 처음 해본 여자... 아줌마? 아주 많이
해본 여자... 할머니? 할만큼 해본 여자라구... 뭘 말이유?... 난... 몰라유~~~
아마 확인 사살을 당하기 싫어서 내눈에 안띠였을 겁니다.
∇ 어느새 도락산 정상에 도착
10시에 출발하여 12시 40분 도착 2시간 40분 걸렸다. 근데... 실망스럽다.
정상에서 본것은 겨우... 해발 964m표지와...이름모를 이들이 이제야 쌓기 시작한
듯한 돌탑... 그러나 여기가 정상임을 알고 이를 발기위해 올라왔을 숱한 사람
들... 그들속에 일부가 된 것이 기쁘다.
∇ 정상표지석 근처의 너른 능선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으며 웃음꽃
을 피운다. 자연이 그려 놓은 산수의 절경을 마음껏 감상하며 정상주와 더불어 먹
는 그맛은 꿀맛이다.
∇ 점심을 먹고 신성봉에 다시 내려서서 전망을 즐긴 뒤 하산을 하였다. 멀리 겹겹
이 이어지는 산세와 산아래 기암괴석들이 장관이다.
∇ 제봉과 상선상봉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올라오다 만났던 삼거리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시작되고, 이길 또한 올라오는 길 못지 않게 험한 바위코스를 통과
해야 하는데 맑던 하늘은 예상치 않던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였다.
∇ 빗속의 밧줄과 철계단의 힘든 구간을 지박자박 걸어 내려와 상선암 휴게소에 도
착하여 5시간 30분의 원점회귀 산행을 종료하며, 지나온 길을 뒤 돌아 보니 아슬
아슬한 암릉의 급경사 내리막길을 어떻게 내려 왔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 약초, 산나물을 한보따리씩 사고, 주차장 한편에서 땀을 씻고 간단한 한산주를
마신후... 웃으며 도락(道樂)산을 떠난다.
도의 즐거움이 있는 곳을 내려 서며 깨달음 의 즐거움이 있는 극락(極樂)을 떠올리
며... 귀경길... 굽이굽이 차량들 행렬이 이어지고 차는 다시 서행... 여름의 끝자락
을 보고, 가을의 내음을 맡은 난 등받이에 기대어 가을을 꿈꾸러 잠 속으로 빠져들
었다.
~ 산행은 적당하게, 즐거움은 아주 많이, 산행 뒤엔 영원한 추억으로,.. ~
모처럼 멋진 산을 힘들게 다녀와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생각하지 않던 비까지 내려 모두들 힘들었을 거라 생각되는데 끝까지 정상을 밟고 완등을 하고 즐겁게 무사히 하산을 할 수 있게 협조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우리의 모임에 참석하여 주신 과장님께도 다시 깊은 감사드립니다.
힘들고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 같이 힘들지만 웃으며 물 한 모금 건네주며 다독여주던 다정한 모습들, 잊지 못할 추억들을 우리는 또 그렇게 가슴에 새기고 왔습니다. 오늘의 이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들 하시고. 산을 오르던 그 정신으로 힘내고, 열심히 일하고, 또 다음 산행에서 웃으면서 만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08. 9. 20. 무흔의 도락산 산행이야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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