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치방

아들에게...

무흔세상 2016. 2. 16. 11:07

아들(1)...

 

사진속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아빠의 마음에 든든함이 느껴진다.

잘지내고 있지?

입대를 앞두고 강력한 북극한파로 기록적인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어 걱정이 앞섰는데, 너를 훈련소에 두고 오던 날...

그나마 기온이 포근함에 위안삼아 그 허전한 마음을 다독이며

집으로 오는길이 천리길만 같더니 벌써 일주일하고도 하루가 흘렀구나...

 

입소하면서 낯설은 환경에 긴장이 되고 두려웠을 터인데도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손을 흔들며 대열에

맞추어 훈련소로 들어가던 너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단다.

귀하고 소중한 우리 아들이 군인이 된다는 사실이 대견하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평소와 다르게 잘 정돈된 너의 방을 보면서

지금까지 아들과 함께 했던 스물 두해의 시간을 펼쳐 보았단다.

즐겁고 힘들었던 시간과 순간들이 한순간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의연하게 아들을 보내고자 마음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켠이 시려옴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았구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 수찬아!!!

아직은 짧게 깍은 머리가 어색하겠지만

어느덧...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씩씩한 군인아저씨가 되었구나...!!!

지금까지의 생활들이 군입대 훈련을 통하여 많은 것을 느끼게 하리라 생각을 해본다.

네가 있는 자리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 잘 생각해서 군 생활의 톱니바퀴 돌아 가듯이, 너의 인생길도 한뼘씩 더 자라나기 바란다.

남자는 군대생활이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시간이고 소중한 추억이란다.

앞으로 멋진 군대생활이 펼쳐지길 기원하고 기원한다.

 

사랑한다 아들... 2016. 2. 2. 아버지가...^^*

 

 

아들아(2)!!!

 

오늘은 겨울이 서서히 물러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온다는 입춘이구나...

 

어제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니

울아들 땀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장정소포가 왔더구나

듣자하니 남들은 군에간 아들한테서 옷소포가 도착하면

하염없이 눈물부터 난다너니만

어찌된 판인지 아빠는 눈물은 나지 않고 그냥 쓴웃슴만 나오더라...

정말... 이래도 되는건가? 수찬이 한테 미안하기도 하지만

안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흘릴 수도 없고...(대신 엄마는 많이 울었다)

 

이놈아!

이왕 군에 간거 밥 잘 묵고

힘들어도 남자니께 이겨내고

자대배치후 군생활 별일 없이 몸성히만 있다가 오니라

 

내가 무얼 더 바라겠냐?

상냥하지 못해도 조코

공부안하고 맨날 밤늦도록 쏘다니고

니멋대로 한 것 다 용서하마

그냥 몸성히 제대 날 까정 아무 탈 없이

정부미 공짜로 잘 묵고 오니라~

다른건 바라지도 안는다.

담배는 정말 배우지 말고

알겠징?

 

끝으로 우리 수찬이가

아빠와 엄마의 아들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다.

사랑한다 아들... 2016. 2. 4. 아버지가...^^*

 

 PS... 아들에게...


"총 잘쏘고 훈련 잘하는 것도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제대하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일이다.
울 아들... 알았지... 파이팅...!!!"

 

 

아들의 편지...   

 

훈련소장이 보낸 편지에

"아드님의 소포를 받는 순간 또 한번 자식 걱정에 울음과 함께 식음을 전폐하신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는 글을 읽고 있는데

 

마치 이글을 실연하기나 하듯이 울 그녀가 옷을 붙들고 울고 있다.

통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아 밥이나 줘!!! 하고... 탁 쳤지만 움찔 내 눈에도 눈물이 배는 듯 하다.

 

지난 날 내가 보냈던 청바지와 신발을 받곤 내 어머니도 눈물 흘리셨을 것이다.

어머니 같은 아줌마만 봐도 눈물이 나던 그런 훈련시절은 어느덧 33년 전이 되었고

하많은 시절은 바람처럼 흘러가서 이렇게 한 세대가 밀려 올라간 것이다.

 

그래도 깨닫지 못한 그 실상을 오늘 아들의 편지를 받고 체득한다.

이 순간도 잠깐 곧 훈련도 끝나고 휴가도 나오고 그러면 곧 제대를 하는 날이 오리...

그저 2년이라는 기간이 헛되지 않도록 바라는 맘이다.

 

인생의 하루 하루가 얼마나 귀하고 아까운 것인지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리라...

다만 그 귀중함을 빨리 아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다행히 그녀는 식음을 전폐하진 않을 것 같다.

먹는걸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평소의 모습이 요즘 같은 때엔 좋은 덕목이 되나 모르겠다.

 

학업에 적응치 못하고 군으로 간 아들...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장래를 생각하는 젊은이로 다시 태어나길 바래 본다.

 

세상이 변한건 아들 옷을 담아온 이층 소포박스가 알려준다.

이층 박스엔 신발이 포개져 있고 아래 박스엔 옷가지가 가지런히 들어있다.

 

그리고 동봉한 편지...

아빠와 엄마가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라고 쓴

그리고 사랑합니다. 라고 끝맺은 아들의 편지...

 

나...

아들을 위해 기도하리...

사랑하는 아들을 위하여...

 

!!! 사랑만 해도 짧은 세월이여...~~~

    

 

 

아들에게(3)...

 

논산 훈련소 그 낯설고 허황된 곳에 널 두고 온지 어느덧 2주가 홀딱 지나가는구나...!!!

아빠의 시간은 금방 흐르는데 우리 아들의 하루는 여삼추겠지?

하지만 누가 머라 해도 국방부 시계처럼 정확한건 없단다... ㅎㅎ

그동안 네가 입고 같던 옷과 편지도 받아 보았고, 베레모를 쓰고 군복을 입은 멋진 울 아들 사진도 잘 보았단다.

 

고된 훈련과 불침번에 잠도 부족할 태고 아직은 군복을 입고 철모를 쓰고 훈련을 받는 너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아들이기에 아빠는 믿고 있는다.

사회에서 있었던 모든일은 잊어버리고 오직 훈련에만 전념하여 절대로 다치지 말고, 울아들 소원처럼 최고의 병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엄마와 아빠는 항상 부처님께 기도하고 있을께...

 

이제 내일이면 설 연휴가 시작되고 설날에는 군대에도 떡국이 나오겠지? 맛있게 먹고... 더 어른스러워 지겠구나..!!!

설날에 약간의 눈이 온다고 하는데 종교행사가 있다면 꼭 참석하기 바란다.

내무반에 그냥 있는 것 보다 밖에 나가서 동기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게 건강에도 더욱 좋지 않겠니??? 그리고 전우와 항상 친하고 즐겁게 지내야 하구...

 

언제나 씩씩하게 당당하게 대한의 남아로써 무엇보다 건강하게 훈련 잘 받고 사회성이 짱인 내 아들답게, 밝은 얼굴로 매사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병영생활이 되도록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자꾸나...

 

다른 동기들은 친구 애인등 편지가 많이 들어가는거 같은데, 우리 아들은 고작 아빠, 엄마, 누나가 단문 편지 몇자 적어 보내는거 밖에 없네...ㅎㅎ

   

또 연락하마... 2016. 2. 5. 홧팅 아버지가...^^*

 

 

울 아들... 잘 해내고 있는 거지(4)?

 

올 설날은 아들 없어서 그런지 집이 텅 비어버린 듯 하여 평소 자식이 없는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사나? 싶었는데, 설 연휴를 훌렁 보내고 다시 출근을 하여 일상에 복귀하려니 몸이 영 따라 주지 않는구나...

그래도 따뜻한 봄기운이 물씬 풍겨져 울 아들 훈련이 조금이나마 수월해 지겠지 하고 위안을 삼아 본다.

 

설 연휴 기간 동안 엄마는 시도 때도 없이 아들 얘기를 꺼내고 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어서, 이제나 저제나 전화를 기다리며 노심초사 하고 있던 차에 반가운 네 목소리를 듣고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

나름 힘든 훈련일텐데도 투정하나 없이 잘 적응하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고, 오매불망 걱정으로 지새우는 엄마의 마음을 한방에 해결해 주는 아들의 밝은 목소리에 대견함과 고마움을 느꼈단다.

 

수찬아!!!

훈련소에 입소한지 4주차에 접어드니 군인의 기본훈련을 마치고 이제는 병아리 훈병의 티를 벗고, 한층 강해진 모습으로 본격적인 야외 훈련을 시작하겠구나?

일명 피가 나고 알이 배기고 이가 갈린다는 PRI 훈련과 죽음의 PT 체조로 악명높은 유격훈련, 온몸을 박박기는 각개전투 등 육체적으로 혹독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잘 참고 승리하는 아들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 격고 있는 모든 경험은 아들의 인생을 단련시키는 훈련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는

설봉산 정상을 향해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아들을 생각하며 걷고 또 걸었단다.

아들아 너는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 아들아 힘내라~ 라고 되네이면서...

아빠가 예전에 아들 대학교 갈 때 안성 칠장사에서 아들을 위해 기도한 적이 있었는데, 하산 길에는 이천시민의 안식처인 영일암에 들러서 울 아들 건강하게 훈련 잘 받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 드리고 왔단다.

그게 바로 아들을 군대에 보낸 대한민국 부모의 마음이겠지...

 

사랑한다. 아들... 또 보자!!! 2016. 2. 11. 아버지가...^^*

 

   

보고 싶은 우리 아들 수찬아(5)!!!

 

어제 퇴근을 하여 빼곡하게 써내려간 수찬이의 손 편지를 읽어 보면서 정신없이 분주한 훈련병의 일상을 느껴 볼수 있었단다.

요즘 엄마, 아빠, 누나는 매일 두어~ 차례 이상은 아들을 생각하며 이야기하고, 29연대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는 것이 일과 처럼 느껴지곤 하는구나...

 

오늘은 새벽부터 주륵주륵 비가 내리고 있어 겨우내 매마른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니, 생동감이 넘치고 아빠의 마음도 살짝 들뜨게 하는구나...

일기예보에는 일요일까지 비가 오다가 다음주초 다시 기온이 떨어지고 눈이 온다는 소식도 있지만, 이미 입춘이 지났으니 오늘 내리는 비는 봄비가 분명히 맞는 것이지... 그치??

 

이렇게 상큼한 새봄이 다가오지만...

우리의 현실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어, 아빠는 왠지 모르게 염려가 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전 국민이 안보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공감대 확산으로 올바른 국가관 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단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여자친구 한명도 없이 군대에 가서, 편지 해주는 친구도 없구...^^ 울 가족이 애인 노릇까지 해야 하니 원... ㅎㅎ

하지만 우리 모두가 수찬이를 사랑하고 또 건강하게 잘 지낼거라 믿고 있다는 걸 늘 마음에 두었으면 좋겠구나...

 

아들아!!! 사랑한다... ^0^ 언능 39일이 왔으면 좋겠다.

 

2016. 2. 12. 애비가...^^*

 

PS...

요번 주말은 엄마가 회사에서 우수사원 포상으로

양평에 소재한 현대블룸비스타 호텔 12일 숙박권을 증정 받아

기분전환 힐링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란다.

아들! 주말 잘 지내고 힘차고 기쁜 마음으로 만나자...!!!

 

 

 

 

 

 

아들 안녕... ^^*^^ 아빠야(6)...

 

훈련소에 입소하여 3번째 맞이한 지난 주말은 잘 보냈니?

물론 쵸코파이도 많이 먹었겠지...

 

요즘 아빠는 매일 아침 뉴스시간에 일기예보는 꼭 챙겨보고 있단다.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더워야 한다고 하지만 또 다시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오늘의 날씨가 야속한건 내 아들이 훈련병이라는 이유에서 겠지?

그렇다고 아빠가 훈련병을 대신하여 줄 수는 없는 거고, 단지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며 멋쩍게 웃음을 나누고 남들도 다 겪는 일인데 별일 있겠는가?” 하고 서로 위로해 보지만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음은 어쩔수 없구나...

그 대신 아들이 최대한 따뜻하게 무장하여 몸 관리 잘하고 무사히 훈련을 마쳐야 한다.

 

아들아!!

인터넷 편지는 잘 받아 보고 있겠지? 전달 완료는 올라오는데...

저번 편지에 말해 듯이 지난 주말은 엄마가 제공받은 뜨끈뜨끈한 호텔 숙박권을 가지고,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남한강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볍게 마음의 힐링을 하고 왔단다.

먼저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을 관람하고 호텔에 투숙하려 했지만, 비가 오락가락 하던 날씨는 수목원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이어져 차를 돌리게 되어 아쉬었지만, 정말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귀한 선물을 받은 엄마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수찬아!!!

인터넷에 올라온 29연대장 지휘서신을 보니 지난주 경계훈련과 화생방훈련을 마치고 이번주에는 실제 사격훈련을 한다고 하는데, 부디 일등사수가 되어 울 아들 목소리 함 듣게 해다오...

사격훈련 잘 받아 점수가 높으면 전화포상이 주어진다니... 무리한 부탁은 아니지?? 아들...ㅋㅋ

 

그리고 훈병스케치 사진에 울 아들은 왜 한번도 안 올라 오는거야...

못보는 마음이 그리움으로 차곡차곡 쌓이니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지만 말이야...

보고 싶다. 아들아!!! 2016. 2. 15. 아버지가...^^*

 

 

 

내 소중한 아들아...!!!(7)

 

오늘은 대동강 물도 풀리다는 우수...

봄이다. 봄이왔네... 봄이와...

이렇게 계절은 잠시 머물다 떠나서 또 다시 찿아오고...

 

아들아...!!!

불침번을 서게 되는 야간에 혹시 응달진 처마 끝으로

고드름 또옥~ ... 눈 녹듯 떨어지는 봄 소리가 들리는지
살며시 귀 기울여 보렴...

 

이제, 본격적인 야외 훈련에 접어 들면서

점점 강도가 높은 훈련이 실시되었을 거고
소총 관리와 조작법 등을 익혔을 텐데

직접 총을 만져 보니 기분은 어땠니?
군에서는 목숨과 같은 총이기에 소중히 다루고 익히는 내내
!!! 이제 정말 군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겠지...

연일 힘든 훈련 받느라 고생이 많지만 거친 날들을 견디다 보면

네 자신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거야...

 

아들아...!!!

국방부 시계는 명품이라 고장이 안난다고...

이제 보름 정도지나면 이등병 계급장을 단 어엿한 군인이 되겠구나?
지난달에는 입대하는 아들을 둔 입장에서
정보를 알아보려 인터넷 검색을 하였고, 지금은 수료식 과정을 검색하며 울 아들 만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훈련을 마치고 군복 입은 너의 모습을 볼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고, 엄마도 정말 자랑스러워 할 것이야...

그 날까지 힘내고 파이팅하고 좋은 꿈꿔라...

그러면 또 하루가 지나는 거야... 울 아들 알았지?

 

2016. 2. 19. 아빠가...

 

PS

지난주 은수도 28연대로 입소하였단다.
매주 그렇게 많은 아름다운 청춘들이 입대한다는 걸 몰랐어....
그래도 우리 아들이 10여일 앞서 갔으니 그 만큼 빨리 제대 한다.

   

   

아들아...(8)

 

지금 시간이 오후 520분이니 오늘의 훈련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가겠네, 고된 훈련에 임하는라 오늘도 고생했을 아들에게 힘찬 박수로 응원을 대신해 본다.

 

이번주 교육에 대한 29연대장님의 지휘서신에 의하면 야외에서 숙영하면서 각개전투와 수류탄 투척 훈련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어느 훈련보다 집중력과 긴장감을 요하는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훈련되겠구나...

하지만 즐거운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을 때만이 느낄수 있는 기쁨을 누릴수 있는 아들이기를 바란다.

 

지난 주말...

손꼽아 기다리고 아들의 전화에 너무 좋아 소리를 지를 뻔 했단다.
그것도 사격포상으로 하루에 두번씩이나 전화를 하다니...(역시 넌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설날이후 근 보름만에 듣는 아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반가워, 네 이야기에 귀 기울였어야 했는데, 너무 내 질문만 늘어 놓은거 같아 미안하다.

날씨도 춥고 여러가지 힘든 점이 많을 텐데도, 가족 걱정을 먼저하는 속 깊은 우리 아들이 어른스럽고 대견하기도 하구,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 지내줘서 고맙다.

수찬아!!!

다음주면 완전 군장을 메고 20km 행군을 마지막으로 모든 훈련이 끝나겠구나!!!
울 아들도 수료식 날만 손꼽아 기다리겠지만...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도

39일 수료식 날만을 기다리고 있단다.

그 날까지 끝까지 흐트러 지지 않고 힘내고 파이팅 해라...

울 아들 알았지?

 

2016. 2. 22. 애비가...^^*

 

 

 

 

안녕 아들아...(9)

 

오늘도 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땀을 흘리며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겠구나...

각개전투는 무사히 마쳐나... 고지를 향하여 약진하는 등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재?... ㅎㅎ

 

오늘 낼 일기예보에 의하면 꽃샘추위에 대설예비특보가 발령되어 찬바람 속 체감기온 뚝이라는데... 우쒸 어카누 이일을...

울 아들 마이 추울긴데... 매번 식사는 든든하게 먹겠지? 배고프면 더 춥게 느껴질낀데... 체력은 국력~~

 

글구 야영도 잘했나 몰 것네... 아직도 안했다면 첨으로 해보는 야영일진데... 어쩌면 눈까지 맞으며 하게 생겼네... ㅋㅋ

그래도 힘들다 생각허지 말구, 재미다 생각하면서... 알제?

오늘 야영하면 낼은 조금 늦게까지 쉴수 있나? 아닌가? ㅎㅎ

 

어제는 인사이동하는 지적공사 직원의 송별식에 참석하여 소주 한잔하면서 군대에 보낸 아들들 이야기로 꽃을 피웠단다.

얼마전 아들을 군대에 보낸 직원은 아들이 전방 포병부대에 배치 받아서, 이번주 12일 외박을 나온다며 아들 만날 기쁨에 취해있었고...

또 다른 직원은 자대 배치 받고 시도 때도 없이 콜렉트 콜 전화가 와서, 이제 훈련병 때에 아들한테 3분짜리 포상전화를 기다리던 애틋한 마음이 무뎌져, 제발 휴가 좀 나오지 말라고 하는 말에 아빠는 부러움에 빵 터졌단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울 아들도 자대를 배치 받아 그런 여유와 거만할 수 있는 꿀 같은 날이 기다리고 있겠지?

 

39일 수료식 때에는 29연대 앞에 펜션을 하나 예약해 놓았단다.

핸드폰도 개통해서 빵빵하게 충전해 가지고 갈게, 아무 걱정하지 말고 힘내고 파이팅 해라~ 알았지?

씩씩한 울 아들 이수찬 홧팅~~!!

 

2016. 2. 25. 1635분 애비가...^^*

 

다음주 20KM 행군을 대비하여 아빠가 인터넷에서 서핑해온 자료를 보내니, 동기들과 꼭 숙지하여 한 사람도 낙오자가 없도록 대비하기 바란다.

 

“20KM 행군시 주의사항

행군전 준비사항

- 지급받은 새 군화는 발뒤꿈치가 딱딱해 물집이 생기기 쉬우니까 행군하기

  전에 발 뒤쪽과 앞쪽을 발로 지근지근 밟아서 부드럽게 길을 들여 준다.

- 수통에 물이 새는지 미리 확인하고 새면 수통 교체요청하고 양말은 예비양말을  

  준비해서 휴식시간에 갈아 신는 것이 좋다.

- 발톱은 짧게 깎고(너무 짧지 않게 적당히 편하게) 엄지발톱의 좌/우측부분은 피

  부가 파이지 않도록 다듬는다.

 (발톱과 군화의 지속적인 마찰로 인해 발톱이 빠지거나 물집이 생긴다)

- 반창고가 있으면 넓은 것으로 발바닥 앞쪽과 뒤꿈치 인대부분에 겹치지 않게 부

  착한.(파스가 있으면 뒤꿈치와 발등에 겹치지 않게 부착한다.)

- 전투복 바지 허리띠를 약간 느슨하게 조정하여 편안하게 한다.

- 군장은 가벼운 짐을 밑에 담고 무거운 것은 배낭 위쪽으로 오도록 꾸리고, 등과

  닿는 부분에는 등 쪽에 쿠션을 받도록 속옷 등을 펴서 편형하게, 큐션이 있도록 하

  고 건빵이나 수건은 제일 위쪽에 두어 꺼내기 쉽게 한다.

- 군장 멜빵에 양쪽어깨가 쓸리지 않도록 마른 수건 두 장을 준비한 후 각각 멜빵

  안쪽에 덧댄다.

- 발뒤꿈치용 넓은 물집보호 패드나 넓은 파스를 양어깨에 펴서 붙인다.

행군시 준수사항

- 행군전 팔운동과 다리운동, 가슴운동, PT체조 등으로 몸 전체가 풀리도록 스트레

  칭을 해 준다.

- 멜빵을 바짝 조여 배낭이 몸에 달라붙도록 꼭 조정하고 방독면과 부속물들이 덜

  렁덜렁하지 않도록 밀착 조정해야 한다.

- 소지한 소총을 몸에 바짝 밀착시켜 소총의 노리쇠 돌기 부분이 골반을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한다.(처음엔 모르지만 20km행군을 하는 동안 반복된 골반 마찰로 옆

  구리가 결리거나 멍이 드는 현상이 생긴다.)

- 행군 간에는 자세를 앞으로 약간 기울여 몸 상반신이 배낭을 지탱하는 느낌으로

  허리를 중심으로 몸을 옮기는 느낌으로 발로만 움직여 걷고, 엉거주춤한 자세가

  안 되도록 하고 발전체가 땅 지면에 밀착되게 땅바닥을 약간 누르는 듯한 감각으

  로 착지하는 것이 좋으며, 불필요하게 몸을 흔들거나 발로 땅을 차거나 끌면 다리

  에 무리가 가서 장기간 행군에 무리를 준다.

- 다리로 몸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서 다리가 따라가도록 한

  다. 그러면 자연히 몸이 앞으로 나가면서 그 중심이 내딛는 다리에 얹힌다.

  다리로 걸으면 몸을 끌고 가기 때문에 힘이 든다.

- 걸음은 자신에게 알맞는 보폭으로 리듬 있게 걸어야 오래 걸어도 지치지 않으며

  즐거운 생각을 하고, 하늘에 달도 별도보고 자연을 느끼고 감상한다는 즐거운 마

  음으로 걷는다.

- 호흡은 코와 입으로 충분히 들이마시고 호흡을 맞춰 리드미컬한 발걸음과 동시에

  상체를 어깨춤을 가볍게 추듯이 좌우로 흔들어 걷는다.

- 50분 걷고 10분 휴식시간에는 양말을 벗고 발전체 마사지 및 발가락을 수시로 움

  직이거나, 두드려 피로를 풀고 다시 50분을 다시 걸을 준비를 하는 시간임을 명심

  한.

- 포장도로는 동일부분 행군시 지속적으로 같은 부분쪽 발을 자극하게 되어, 물집

  이쉽게 잡히니 될 수 있으면 갓길 쪽 비포장지역이나 경계부분을 번갈아가며 보

  행하고 발목이 겹질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 행군 간에는 수시로 물을 복용해서 땀을 배출시킨다.

- 휴식시간에는 잔디밭이나 풀밭에서 누우면 안 되며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

  는 것이 좋다.(유행성 출열혈이나 살인진드기 조심)

물집이 생겼다면?

- 의무병을 불러 치료를 받고 바늘에 실을 꿰어 과산화수소를 묻힌 후 수포를 통과

  하여 수포 양끝에 실이 남도록 자른 후에 남은 부분에 과산화수소가 스미도록 추

  가로 바른다.

부대로 복귀한 후에는?

- 시간이 허용하는 대로 차가운 물로 발가락과 발바닥을 잘 씻는다.

- 발바닥 움푹 들어간 부분을 손가락과 주먹을 이용하여 지긋이 눌러주기를 몇차례

  반복한다.

- 발가락도 하나씩 잡아당기거나 돌려주며 풀어주고 마찰을 주고 곧바로 양말을 신

  지 말고 물기를 깨끗이 제거한 후 마른 후에 양말을 착용한다.

  이상의 내용을 잘 숙지하여 안전하게 행군을 마치기 바란다.

 

2016. 2. 25. 1800... 아빠가...^^*

 

 

수찬아...!!!(10)

 

지난 주말엔 때늦은 함박눈이 펑펑 내리더니 얄굿게도 3월을 하루 앞둔 오늘은 반짝 추위가 찾아와, 막바지 훈련에 열의를 불태우는 울 아들 고생이 많겠구나...

훈련받는 동안은 바람이라도 멈추길 바라지만 악천후라도 긴장을 풀지 않고 끝까지 파이팅하리라 믿는다.

 

이번주로 실질적인 신병훈련이 마무리 될텐데도, 그 어느 훈련보다도 강한체력과 인내력이 요구되는 빡센 훈련들이 모두 몰려있네...(? 일정이 변경되었니..?)

하지만 단순히 전투기술만 익히는 훈련이 아니라 불굴의 정신력을 바탕으로 소수정예 강한 육군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있는, 진정한 용사가 되라고 응원의 기를 팍!! !! 보내본다.

 

아들아...!!!

오늘 훈련소에 후배 신병들이 또 들어오는구나...

어느덧 훈련병 왕 고참이 된 것을 축하하고, 이제 울 아들 이등병 계급장을 단 어엿한 대한민국 육군이 되는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 헤헤...

생각해 보면 참으로 힘겨운 시간이었겠지만 그 과정을 이겨낸 인내력이라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떠한 어려움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자부심과 긍지가 넘치는 널 만나게 될 것이고, 힘든 훈련도 마무리가 될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수료식때 만남을 기대하면서 잘지내도록 하자...

 

아빠는 오늘부터 카운트 다운 들어간다!!! 울 아들 만나는 날을...

아빠와 엄마, 누나가 사랑하는 울 아들과 19연대 아들들을 위해 열심히 응원 할 테니 힘내기 바란다.

이 편지 읽을 때면 육군 훈련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종합각개전투 훈련은 마쳤겠지...

장하다!!! 우리아들 수고 많이 했다. 토닥토닥

그리고 수료식날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엄마한테 미리 연락해 주고 필요한 물품도 준비해 갈수 있게 얘기하고...

 

2016. 2. 29. 1520분 아빠가...

 

 

 

D-6, 하나뿐인 나의 장남에게...(11)

 

아침을 깨우는 기상 나팔소리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혹독한 훈련병 생활도 이제 정말 막바지로 접어 드는구나?ㅋㅋ

“137번 훈련병에서 이병 이수찬으로 바뀌는 관등성명 대기연습도 벌써 시작되었겠지...?

 

지금쯤 숙영을 하면서 20Km 완전군장 행군을 하느랴 많이 힘이 들텐데, 어쩌면 숙영지에서 이 편지를 보면서 실질적인 훈련을 끝내는지도 모르겠네..?

그래, 발은 어떠냐? 물집은 안 잡혔어? 체대입시 실기연습 하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테지만, 설마 이것 때문에 다시는 군대 오나 봐라 따위의 푸념에 섞인 넋두리를 해대는건 아니겠지?

 

수찬아...

훈련소만 나가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한적이 많았을 텐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지 않았을까?

그 시간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어도, 어느날 그 거친 시간들이 이미 저 뒤에 있더라는 것을 알았을 테니까?

시간은 늘 그렇게 아빠를 위로해 주었거든, 가슴이 녹아내릴 것 같은 커다란 아픔도 살다보면 수차례 만난다는 것도...

 

이제 동기들과의 생활관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집 떠나 서로를 의지하며 즐거움과 서러움을 함께 나누었던 동기들과
이제 며칠 있으면 작별해야 하는데 참 많이 서운하겠다.
각자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들이 되기를 기원하며, 지금까지 같이 생활하면서 얻은 값진 동기애와 단결력으로 마무리 훈련도 잘 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수료식날 자랑스러운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서 우리 한번 뜨겁게 안아보자꾸나... 홧이팅...!!!

 

사랑한다. 아들아...!!! 2016. 3. 3. 1530분 아버지가...

 

 

 

 

D-5, 자랑스러운 큰 아들 수찬에게..!!!(12)

 

이제 다섯 밤만 자면 너를 만나겠구나? 만나면 어떨까? 아빠는 그대로지만 너에겐 많은 변화가 있겠지?

입대전 두려움이 커겠지만 기대감이나 설레임 또한 많았을 텐데, 지금은 어떠니? 너의 기대감이나 설레임을 충족시켜 주는 군대니? 아니니?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은 23일의 모든 훈련을 끝내고 부대로 돌아와 있을 텐데, 어떠냐? 행군을 마치고 이 편지를 읽는 느낌이?

견딜만 하지? 하기야 물집이 한두 군데 안 잡히면 그 것도 훈련이라 할수 있겠니?

이제는 정말 무엇이던지 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니?

헌데 아들... 무모함과 용기는 확실히 구분할줄 알아야 한다.

 

이때쯤 울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군가 멋있는 사나이를 요새도 부르는지 모르지만 아빠시절에는 사나이대신 훈련병으로 가사를 바꾸어 부르기도 했었는데...

 

~멋있는 사나이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사나이 멋진 사나이~

                                     ~~~사랑은 뜨겁게 사랑은 뜨겁게 ~바로 내가 사나이다~

 ~~ 멋진 사나이...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르던 군가의 가사가 아직도 생생한 건 그만큼 그 경험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겠지...

수찬이도 여자 친구가 있었다면 이처럼 뜨거운 사랑을 아는 멋진 사나이가 되었을 텐데. ..ㅋㅋ 하지만 그게 인생에서 전부는 아닐거야...

흔히들 고무신 거꾸로 신고 뛰어보자 팔짝하고 내 닫는 여자가 수 없이 많고 그 여자 때문에 우는 남자도 수 없이 많으니까... 안 그래?

 

수찬아!

훈련소에 보내는 편지도 이제는 몇통 안남았다.

언제 시작했나 싶은데 남은 육일도 참으로 길 것 같구나? 그래도 분명 그날이 오고 있으니 오늘은 푹 쉬어라...

그리고 이제는 자부심을 가져도 거만하다 하지 않을게...

안녕, 내 큰 아들 수찬아!!!

 

2016. 3. 4. 1640분 아빠가...

 

 

D-3, 울 큰 아들에게..!!!(13)

 

 

훈련소의 마지막 주말 잘 보내고 있니? 어떤 경우라도 마지막에는 그간의 과정 또는 결과에 대해 긍정 또는 부정의 평가를 하게 되는데 어땠니?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계급이 질서 유지의 원동력인 사회에서 알량한 휴머니즘이 얼마나 초라해 지는지 실감했을 게다.

 

그런데 다시 한 번 훈련소에서 주말을 보내야 한다면 어떻겠니? 절에 가서 법회를 하면서 초코파이를 먹는 기분을 다시 한 번 겪는다면 재미있겠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은 직속상관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챙겨 보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특히 너를 갈구고 굴리고 뺑뺑이 돌리고 한따까리 시키던 조교들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시간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직설적으로 말해 조교들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 더욱 노골적으로 말해 군대만 아니면 죽지 않을 만큼 때려주고 싶은 사람이다. 특히 몇몇이 더 그럴 거야...

그래서 훈련병들끼리 밖에서 보면 죽여 버리겠다는 무서운 음모를 속삭이기도 했겠지...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너와 너의 동료들이 모두 함께 무사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 그들은 그들의 책무를 다하느라 훈련병을 괴롭히는 연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다.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들도 역시 끌려 오듯 들어와 군대 생활을 하고 있는 너와 똑같은 청년들임을 잊지말아라...

수찬아!!!

훈련소를 나올 때는 훈련소에서의 모든 일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바뀌어 있을 것야... 이제 정말 몇 시간 남지 않았구나?

멋지고 씩씩한 모습으로 만나기 위해 지친 너의 육체와 정신을 위해 아빠의 사랑 한아름 보낸다.

 

안녕!!! 2016. 3. 6. 1640분 아빠가...

 

 

 

D-2, 안녕 울 장남에게...(14)


어느덧 7주간의 고강도 훈련을 마치고 영광된 수료식을 앞두고 있구나...

힘들었던 훈련병 생활은 마무리 되지만 그동안 흘린 땀과 열정, 인내심은 앞으로 울 아들 인생에 두 번 다시 경험하기 어렵고 값진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 거다.

 

알겠지만 훈련소가 가장 편하다는 말이 있다. 동기들과 계획된 일정에 따라 훈련만 받으면 되는 거니까?

그러나 그 말이 언제 어디서나 은 아닐거야, 이제 후반기 주특기 교육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되어 그 곳에 적응하다 보면, 자기 시간도 생기고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될테니까...

 

그러나 자대 배치는 정말 좋은 곳으로 받았으면 하는 아빠의 간절한 바램이란다.
그 좋은 곳이란? 다름 아닌 선임들 잘 따르고 후임에게 따뜻한 격려와 사랑으로 대해 주는 정도(正道)를 지킬 줄 아는 부대를 말한단다.

 

수찬아...!!

군대라는 특수한 사회에서 감정조절도 해결할 문화도 부족하다 보니 많은 아픔과 고충이 따르겠지만, 아무리 편해도 군대는 군대고 군대이다 보니 불편함이 없을 수는 없는 거다.

달리 말하면 아무리 편하지 않아도 군대는 군대이니, 다소 불편하더라도 군대라 생각하면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이겠지...

 

너만 잘하면 어디에서나 사랑 받는 이등병이 될 것이고, 작대기 수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너만의 군대 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기회도 생기는 것이니,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아들을 만나는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네, 그래서 아빠의 가슴이
또 뛰기 시작한다.

 

2016. 3. 7. 15:05 아빠가...

 

 

 

D-1, 울 큰 아들에게..!!!(15)

 

이제 훈련소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되겠구나...

초등학교 다닐 때 소풍 가기 전날, 밤 하늘을 바라보며 다음 날 비가 오지 않기를 기대하며, 몇 개의 과자를 배낭에 챙겨 머리 맡에 놓고서 설레임에 밤 잠을 설쳤던 추억이 있는데 오늘 아빠의 기분이 바로 그렇다.

 

논산 훈련소에서 만날 우리 아들이 얼마나 성장해 있는지, 논산의 내일 날씨를 확인하고 혹시 잊은거 없나 또 확인하고 소풍가는 어린아이 처럼 들떠 있단다.

 

그런데 울 아들은...

오늘밤 잠이 올 것 같니? 언제나 잠이 부족하여 머리만 대면 잠들던 훈련병이 오늘 밤에는 쉽사리 잠들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지?

특히 우리 야행성 아들은 그 밤을 꼬박 지새울지도 모르겠네...ㅋㅋ

 

요즘 엄마는 종종 걸음으로 네가 요구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단다.

살 건 사고 만들 건 만들고 차게 할 건 차게 하고 덥게 할 건 덥게 하고, 힘들지만 씩씩하게 콧노래도 흥얼거리며 중모리에서 중중모리를 거쳐 휘몰이로 내달리고 있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

 

과일에 고기에 치킨에 먹고 싶다는 초코무스, 티라미스, 까망메르 조각케익, 몬테크리스토 등 준비 끝...

아참... 누나가 정성껏 구워낸 비스켓과 브라우니도 있다.

45일간 먹고 싶은거 참느라 힘들었을 텐데 듬뿍 먹도록 해라...

낼 지나 후반기 교육가면 또 다시 수료식때 까지 참아야 하느니?
혹시나 사정이 있어 가족이 참석하지 못하는 동기병이 있으면 같이 식사를 해도 좋으련만...


날이 밝으면 아들 만나러 논산을 두 번째로 간다.
잠을 설치겠지만 그러다가 운전하는데 지장이 있으면 안되니, 오늘밤은 일찌감치 잠을 청해봐야 될 것 같다.
낼 봐 장남!!!

 

 

2016. 3. 8. 08:35 아빠가...

 

 

 

이등병 아들에게...(16)

 

수료식을 마친 너를 만나고 나면 걱정이 달아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욱 그리워지는 건 왜 일까?

밝은 표정에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 했건만, 짧은 시간이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했는데...

 

오늘이 지나면 내일 그 곳을 떠나는구나?

그간 정들었던 부대원들과의 작별도 서운하고 아쉽겠다.

논산 훈련소는 정말 다시는 오기 싫은 곳이고, 이곳을 향해 오줌도 누기 싫은 곳일텐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니?

 

조교가 훈련병들에게 보이는 행위는 대부분은 각본에 따른 연기였다는 것을 이해하겠지?

그들도 날이 갈수록 더욱 세련되게 화를 내고 소리치고 하다가 짬밥이 늘면 애드리브도 섞고 하는거야!

이제 후반기 교육을 받을 수송학교에 가면, 그곳 나름대로의 새로운 군기 잡기가 있겠지?

그러나 그 정도는 훈련소에서 충분히 단련된 것이기에 해 볼 만할 거야, 보름에서 한달 정도 그곳에서 보내는 기간이 어쩌면 군대 생활에서 가장 편한 곳이 될텐데...

 

아빠도 육군훈련소로 보내는 편지는 오늘로서 마친다.

겹친 이야기도 있고, 감정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야기도 있고, 이성의 눈으로 보고 지성의 입으로 말한 글도 있었을 거다.

어떤 것은 시간에 쫓겨 썼고 어떤 것은 매우 긴 시간이 걸려 완성된 것도 있다. 어느 것이나 아빠의 마음속에 머릿속에 우리 아들을 떠난 적은 없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수찬이를 만나고 온 어제가 꿈만 같고 또 다시 보고 싶구나!!!

새로운 부대에서 또 좋은 분들 만날거야...

설렘과 흥분, 그걸 가졌다면 너는 이성이 있는 사람이다.

 

안녕! 울 장남 수찬!!!

 

2016. 3. 10. 17:05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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