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건망증도 심해지고 물건도 잘 잃어버립니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지만...
너무도 쉽게 어이 없이 일어 난다고나 할까요?
지난 가을 땀을 삘삘 흘리고 헐떡대며 가야산에 올라가...
가벼운 점심을 하려고, 정상부근 그늘 지고 전망 좋은 장소에 자리를 잡았지요.
(한마디로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끝내주는 곳... ㅎ)
준비한 먹거리를 꺼내 놓고
배도 채워겠다, 물도 마셔겠다.
이제 짐정리하고 내려갈 일만 남았지요.
헌데 짐을 '하나 하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하산을 한 겁니다.
하필이면 제일 비싼 디카를 빼먹다니...
하는 수 없이
멋진 풍광을 조우 하더라도 그냥 즐기고 그대로 스쳐 흘려 지나칠뿐...
어~ 잉...
산 아래 다 내려와서야 디카를 배낭속 깊숙이 챙긴걸 알았내요...ㅉㅉ
그 다음 주말엔 설봉산에 올랐다가
구입한지 일년도 되지 않은 "등산모자"를 산꼭대기에
소중히 모셔놓고 그냥 몸만 내려왔답니다.
예전엔 정말 안그랬는데...ㅎ
그뿐 아니라, 동작도 눈에 띄게 굼떠졌지요.
아침 출근 준비가 사실은 별것 없어 보이는데...
양말신고, 셔츠입고, 넥타이 메고 그리곤 겉옷 걸치고
마지막으로 구두신고 나오는
지극히 반복적이고도 간단한 동작인데도...
어찌나 느려터진지, 예전의 빠리빠리한 속도감은 전혀 없고
마치 굼벵이 다된 듯... 시간이 하여간에 마냥 걸리는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챙기는 걸 잘 까먹기도 하지요.
핸드폰이나 자동차키 같은 필수적으로 챙겨야할 것도 제대로 챙기질 못해
엘리베이터를 도로 타고 집으로 거꾸로 올라가는 일이 자주 자주 생기곤 합니다.
얼마전에 우리 불량소녀(이하 그녀)하고
서울에 볼일이 있어 전철을 타고 환승역에서 안내표지판을 보며...
내깐에는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잘 따라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가고자 하는 반대편 승강장이 나오더라고요.
옆에 있던 그녀 왈(한숨을 길게 내 쉬며.....)
"점점 쓸모가 없어지네..."
한방 제대로 먹었습니다.
그 순간 이 말이 여러가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걸 확연히 깨닫게 되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점점 쓸모가 없어진다는 말이 내가 처해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다분히도 객관적인 묘사이기도 하지요.
안타깝지만 이를 반전시킬만한 묘책이나 방도가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여...
요즈음 상대방인 그녀의 비슷한 약점이나 꼬투리를 잡아내고자
행동거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가만 보니, 평소에 잘 눈에 뜨이지 않는 헛점이 하나 둘 보이는 듯도 싶네요.
소소하게 정신나간 얼빠진 행동이 간간히 눈에 들어오는 거지요.
그럴 땐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ㅎ~~
"지라고 별 수 있나?..."
이즈음 저의 화두는
동반 추락하기...~ㅋㅋ!
송년 모임땜에 바쁘시지요?
일정 꼼꼼히 잘 챙기시고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몸도 잘 챙기셔요~~~
무흔/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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