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가을날의 동행, 용문산(龍門山) 이야기... 3

무흔세상 2014. 10. 30. 15:53

 

가을날의 동행, 용문산(龍門山) 이야기... 3

 

1410...

  거친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차장을 출발한지 4시간 20분만에 정상에 도착하였다.

  용문산은 용()의 산으로 해발 1,157m높이의 땅을 뚫고 승천하는 압도적인 산세

  에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며, 코가 땅에 닿을 만큼 힘들었던 여정은 시원한 바람

  결을 따라 로 흩어져 버린다. 

  

  

 

정상주변은 오랜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가 200711

  월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청명한 가을 햇살에 기분이 상쾌해져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니, 유명산, 중원산,

  운봉등 높고 낮은 장쾌한 산군(山群)들이 조망되고, 군부대 철조망 사이로 산객들

  이 달아 놓은 알록달록의 산행리본이 바람을 타고 희날린다. 

 

  

  

힘들게 올라온 정상을 뒤로 하고 고운님을 케어하며 내려가려고 일행들 보다 조

  금은 서둘러 하산길을 시작하였다.

  모든 걸 포기한 상태에서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 험난한 산길을 내려갈 생각에 걱

  정이 앞서지만, 분명히 산을 오른다는 것은 감미로운 도취감을 느끼게 하는 강한

  흡인력이 있고 그 흡인력은 나로 하여금 다시 산에 오르게 합니다.

 

 

 

오르는데 숨이 차던 모습과는 다르게 내려가는 발걸음은 훨씬 수월해짐을 느끼

   며 계곡과 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마당바위와 용각바위가 있는 용각골을 거쳐 용문사로 향하는 하산길은 계곡으로

   급하게 떨어지는 너덜길로, 계곡 양쪽으로 바위가 병풍치듯 둘러 있는 결코 만만

   하지 않지만형용색색으로 물든 단풍잎을 따라 바쁜 발 걸음을 조심스레 내려딛

   는다.

  

  

 

1540...

   계곡길은 미끄러운 바위 너덜길이 길게 이어져 하산을 시작 한지 1시간 20분만에

   높이 2m, 둘레 50m로 평평하고 넙적한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다리는 뻑적지근하

   고 장단지가 땡겨서 잠시 숨을 고르며 간단한 요기로 목을 축입니다.

  

   

 

∇ 휘청거리는 다리를 조금 쉬게 해주고 지루한 너덜길을 내려오다 보면 어디선가

  아득하게 물소리가 들려온다.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졸졸 흐르는 물 소리에 지친 심신이 청량해 지는 기분을 느

  낄수 있고, 계곡의 중간중간에 이러한 천연탕도 여러 곳이 있어 여름에 용문산을

  찿는다면 정말 환상적인 산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 본다.

  

 

   

계단길, 암반길, 너덜길 등 끝이 없는 내리막길을 지나 오전에 정상인 능선길로

  향하던 첫번째 이정표를 지나쳐 도착한 용문사에는, 산을 오를때 보다도 훨씬 더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16시 50분...

  천년의 고목 은행나무와 울긋불긋 단풍 물결의 용문사를 뒤로하고 먹거리장터

  즐비한 관광단지 주차장으로 회귀하여 산행을 마무리 하고, 한마당 식당으로 이

  동하여 지평 막걸리를 연거퍼 두 사발을 들이키자 짜릿한 전율이 온몸으로 

  며 산행에 지친 몸이 사르르 부서짐을 느낀다.  

  

 

장장 7시간에 걸친 힘든 산행을 마치고  경규명 소장이 대박집이라며 적극 추천

  한 광탄에 소재한 고바우 설렁탕 집으로 이동을 하여 뒷풀이를 하였다.

  진한 설렁탕에 수육을 추가하여 회장님의 건배제의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안전하게 하산한 여유로움과 산세가 험한 용문산의 너덜지대를 무사히 스윕해준

  일등공신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며 땅꾼들의 가을이야기를 마감합니다. 

 

 

 

산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이 모여 가다가 쉬다가 걸음을 맞추어 걷는 길!!!

어렵사리 일상을 떨치고 나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용문산에서 보낸 초가을의 하루!!!

세월은 덧 없이 오고 가지만 아주 뜻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짧은 기억속에 남아 함께 동행할 수 있는 이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7시간의 긴 산행을 했는데도

근육에 남아 있는 기분이 좋을 만큼 작은 통증 이외에는 별문제가 없는 걸 보니

그동안 산에 다니면서 체력이 단련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산꾼이 다 되었기 때문일까?

 

오늘도 산이라는 행복의 기둥을 세우고 산을 내려선다.

 

 

 

 

2014. 10. 25. 무흔의 용문산 산행이야기 중에서...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