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칠갑산(七甲山) 산마루에...

무흔세상 2009. 12. 15. 15:55

 

칠 갑 산(七甲山) 산 마 루 에...


 

- 산골짜기의 설움 콩밭 매는 아낙네의 산 -

 

 

 

□ 산 행 개 요


 ○ 산행일자 : 2009. 03. 21.(토)

  ○ 소 재 지 : 칠갑산(충남 청양 561M)

  ○ 산행코스 : 주차장 - 장곡사 - 사찰로 - 정상 - 삼형제봉 - 장곡로 - 주차장

  ○ 산행시간 : 10시 10분 ~ 15시 20분(4시간 50분)

  ○ 동    행 : 8명(윤영수, 김기정, 이원재, 정구준, 어성건, 이상호, 유정환,

                          경규명)



충남 청양군 대치ㆍ정산ㆍ장평 면의 경계에 있는 칠갑산(七甲山)은 차령산맥에 위치하고 1973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한다.

이 산의 이름은 만물생성의 근원이 되는 땅과 불 그리고 물과 바람 등 일곱 가지 요소를 일컫는 만물생성의 7대 근원(地,水,火,風,空,見,識)의 숫자 '칠(七)'과 천체운행의 원리가 되는 육십갑자의 첫 번째인 '갑(甲)'자를 써서 그 이름을 지었다고 하며, 또 나라를 구할 일곱 장수가 날 명당이 있다고 하여 칠갑산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충남 중앙에 자리 잡은 이 산은 동쪽의 두솔성지(자비성)와 도림사지, 남쪽의 금강사지와 천장대, 남서쪽의 정혜사, 서쪽의 장곡사가 모두 연대된 백제인의 얼이 담긴 천년사적지이다.(참조 : 네이버 백과사전)



▽ 3월 21일 세번째주 토요일 아침...

  항상 마찬가지로 산행준비를 하고 보건소 주차장에 일행들이 모두 모인 시간은 8

  시...   아직은 찬 공기가 남아 있지만 남녘에서 불어오는 따스하고 훈훈한 바람에

  는 봄 기운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산에 군락을 진 꽃나무들도 이미 예쁜 봉오리들을 맺어 기다리던 봄이 왔음을 알

  리고 있고, 겨울내 쌓였던 칙칙한 분위기를 떨쳐내고자 살랑살랑한 봄 바람과 함

  께 “콩밭매는 아낙네의 고향” 청양의 칠갑산을 찾아 나섰다.  

 

 

 ♠ 콩밭 매는 아낙네야 ~♪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여린 가슴 속을 태웠소 ~♬~♪~~♬

 

 

▽ 애달프고 구성진 노래 자락이 절절이 가슴을 파고들어 세월이 아득히 흘러간 오

  늘도 어린시절 애절한 꿈이 묻어나고, 그리움이 피어오를 것 같은 부푼 기대로 2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칠갑산 장곡주차장은 완연해진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등산

  객들로 붐비고, 칠갑산골앞 입구에는 우리나라에서 둘레가 제일 두껍다는 “으뜸

  청양 대장군”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 주차장을 지나 장곡사로 향하는 포장길로 접어들어 앞 뒤 현판이 행서와 예서체

  로 각각 달리 쓴 일주문을 통과하니, 또 한 편의 내 삶이 체에 걸려지는 듯 정제되

  어 가는 느낌이 든다.  

  

▽ 오늘의 산행 일행은 8명이어서 조촐한 산행을 하기에 한결 여유가 있는 듯 하고

  도로변 한 상가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 마치 고향에 온 듯 포근

  하고 정겨워 보인다.  

 

▽ 호젓한 산길을 10여분 걸어 오르니 고즈넉한 장곡사(長谷寺)가 마중을 한다.

  서기 850년 신라 문성왕 때 보조국사가 창건하여 지금에 이르며, 국내 사찰중 유

  일하게 대웅전이 위아래 두 곳으로 나누어 있고, 어느 절마다 한 두 개쯤은 솟아

  있는 탑이 여기에는 하나도 볼 수 없는 것이 특이한 천년 역사의 뿌리 깊은 전통

  사찰이다.  

 

▽ 정곡사 경내를 눈길만 주고 지나치고 칠갑산을 오르는 사찰로라고 명명된 우측

  등산로를 따라 설레는 마음으로 본격적인 산행길로 들어선다.

 

▽ -- 콩밭매는 아낙네야... ♪~~♬-- 칠갑산 노래를 흥얼거리며 산책하는 기분으로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오른다.

  칠갑산은 유명세에 비해 평범한 육산으로 그 짜릿한 유혹과 스릴감은 없어도, 울

  창하게 우거진 숲과 유순한 능선이 칠갑산의 매력이요 장점이라고 한다.  

 

▽ 널찍한 오름길은 가파르다 싶으면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적당한 보폭으로 설

  치되어 있어 비교적 가파른 산행길도 오르기에는 무리가 없다.  

 

▽ 이 표식이 산행 구간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계속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청양의 특산품을 달달 외울 수 밖에 없었다. 청양고추, 구기자, 메론...

  (참~  쉽죠잉!~)  

  

▽ 아직은 수줍은 듯 자태를 숨기고 있는 진달래 꽃망울 이다.

  하지만 깊게 쌓인 낙엽 밑으로는 새 봄의 생명체들이 꿈틀거리며 희망의 싹을 틔

  우고 탄생의 부푼 환희를 누리고 있을 것이다.  

 

▽ 굴참나무와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산세를 만끽하며, 긴 사찰로를 이어 갈때

  우측으로는 하산 해야할 삼형제봉이 솟아 있고, 그런 오름짓이 지루함으로 다가

  올 무렵 200여명은 거뜬히 함께 모여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넓은 정상에 올라섰다.

  어느덧 주차장을 출발한지 1시간 50여분이 지났다.  

 

▽ 칠갑산 정상에서 한~~~컷... 정상에 오르면 언제나 즐거워ㅋㅋㅋㅋㅋ  

 

▽ 정상에서 둘러본 시야에는 북쪽은 오서산, 서남쪽의 성주산, 동북쪽의 광덕산이

  병풍을 두른 것처럼 솟아 있고, 남쪽으로는 넓은 평야를 끼고 금강이 백제의 고도

  기름진 평야를 유유히 적시며 흘러가고 있다.  

 

▽ 올라 온 길에서는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 정상에는 수 많은 사람

  들이 청양골에 찾아 든 봄을 노래하고 있어, 서둘러 정상을 내려와 삼거리길에서

  좌측 장곡로를 따라 삼형제봉으로 향한다. 

  

▽ 삼형제봉 아래 경치 좋은 곳에 모여 묵은지를 곁들여 환상적인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가? 멋진 풍경의 고원의 레스토랑에서 감미로운 봄

  바람속에 푸르러 가는 산릉을 굽어보며 식사를 하는 즐거움이...  

  

▽ 1시간을 넘게 배 터지게 점심을 먹고 나서 하산길을 정하고 출발한 시간이 오후

  2시, 느긋한 발걸음으로 깊게 파인 골 사이로 헬기장이 있는 삼형제봉으로 향한

  다. 칠갑산과 형제를 이루고 있어 작은 칠갑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 여기서 좌측길로 접어든다. 직진하면 마치고개로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 꺾어 내

  려가면 장곡로를 거쳐 산행의 들머리였던 장곡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저 멀리 지난온 칠갑산 정상이 보인다.  

  

▽ 장곡로 하산길은 급경사 길을 내려서면 완만한 능선을 접하고 다시 오름길이 이

  어 지는 육산길이며 간혹 된비알 길도 만나게 되어 조금은 지루하고 힘이 든다.  

 

▽ 가끔은 아주 가끔은~ 세상의 소리대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늘 산행에서 느끼는 것 이지만 '요산요수'라고 산을 좋아하면 사람도 좋은 법이

   다. 산행을 통해 모두 친구가 되기 때문이다.  

 

▽ 고추의 본 고장임을 알려주는 이정표...

  된비알을 다 내려오니 청양의 명물답게 깜찍한 빨간 고추 모양으로 만든 이정표

  가 안전 산행을 축하해 주는 듯 반긴다.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너희들도 슬

  픔을 삭이며 한없이 따라 울었겠구나!!  

  

▽ 이정표가 세워진 날머리를 벗어나 주차장으로 향하는 포장길로 접어드니 길옆

  으로 콩밭 매는(?) 아낙의 모습이 보이고, 뒤돌아본 칠갑산 산마루엔 울어주던 산

  새 소리만 여린 가슴속을 태우고 있다.  

 

▽ 장승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곳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3시 20분

  산행 마침 스트레칭을 간단하게 하고 많은 이들이 맛의 항구 '미항(味港)'으로 손

  꼽는 홍성의 남당항 포구를 향하여 출발한 시간은 4시 정각.  

 

▽ 40여분을 달려 남당항에 도착하여 위치도 좋고 깔끔해 보이는 어느 식당에 들어

  가 요즘이 제철인 쭈꾸미를 안주삼아 정말로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  

  산행뒤에 제철 음식을 안주삼아 먹는 뒷풀이가 얼마나 즐거운지, 산행을 해본 사

  람만이 알수 있는 그런 맛이 아닐까?  

 

 

 

언제나

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즐겁고 설레며~

미처 기대하지 않은 기쁨으로

 내 가슴을 채울 수 있어 행복하다.


비릿한 바닷내음을 맡으며

싱싱한 회맛을 혀끝에 느끼며

참이슬의 짠한 달콤함을 느끼며

칠갑산 산행과 남당항 포구에서의

멋진 하루를 마감한다.


여주에 도착한 시간이 8시 30분

다음 산행을 약속하고

아쉬운 마음을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2009. 03. 21. 무흔의 칠갑산 산행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