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소백산(小白山) 산줄기 따라...

무흔세상 2009. 12. 8. 10:26

소백산(小白山) 산줄기 따라...

 

□ 산 행 개 요


  ○ 산행일자 : 2009. 05. 30.(토)

  ○ 소 재 지 : 소백산(충북 단양군, 경북 영주시 1,439.5M)

  ○ 산행코스 : 어의곡-주능선삼거리-비로봉-국망봉-늦은맥이재-율전마을

  ○ 산행시간 : 8시 10분 ~ 17시 10분(9시간)

  ○ 동    행 : 7명(윤영수, 김기정, 이원재, 정구준, 어성건, 박은미, 임영신)


소백산(1439.5m)은 백두대간이 거느린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 중 하나다.

동쪽에서 부터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죽령 너머의 도솔봉 등 1000M가 넘는 봉을 연결하는 장쾌한 능선이 20km 이상 뻗어 있다. 이중 도솔봉을 제외한, 소백의 삼봉(국망봉, 비로봉, 연화봉)은 13km가량 떨어진 채 일렬로 쭉 솟아 있다.

운해라도 끼면 큰 봉우리들은 망망대해의 섬인듯 갖가지 모양으로 구름 속에 떠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소백산은 5, 6월이면 철쭉꽃 붉은 바다를 이뤄 많은 등산인들을 불러 들이며, 소백 삼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단연 압권이다. 8월이면 부드러운 초원길엔 온갖 고산 식물로 뒤덮여 하늘에 떠 있는 식물원에 와 있는 듯하다.


비로봉 일대의 주목군락은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는 천연기념물이다. 웅장하면서 부드러운 산세의 소백산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골짜기는 희방골로 많은 등산인들이 이곳에서 출발해 산행을 시작한다.(출처 : 산림청 숲에 on)





∇ 6시 40분 보건소 주차장

  계절의 여왕 5월의 마지막 주말...

  신록은 강물처럼 푸르고 하늘의 조각 구름은 이슬처럼 빛나고 있다.

  소백산은 철쭉제 기간 중이라 평소 산행보다 출발 시간을 앞당긴다는 말에 긴장

  한 탓인지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 즐거운 산행을 기대하며 승용차에 몸을 싣고 영동ㆍ중앙 고속도로를 줄달음쳐

   북단양 나들목을 나온 차량은, 힘들게 구불구불 고개를 지나 어의곡 2리 율전마

   을 주차장에 멈추었다.

   여주 보건소 주차장을 출발한지 1시간 20여분이 지나서다.

 

∇ 8시 10분, 소백의 아침은 찬란하기 그지 없다.

  잠시 휴식과 산행준비를 마치고 주차장을 뒤로 하고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비로

  봉을 목적지로 두고 룰루랄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 싱그로운 아침 햇살과 시원한 소백산 산바람은 산뜻한 첫 출발을 환영해 주는

  듯하고, 상큼한 숲내음 속에 우리들의 발걸음은 어의곡 고갯마루로 접어들고 있

  다.  

 

∇ 소백산 어의곡 계곡길의 신록...

  오월의 이러한 신록이 너무 좋으며 걷고 있는 산길이 참으로 아름답다. 산행길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서너명이 진행하기에 적당할 정도로 잘 정리가 되어 있다.  

 

∇ 가볍게, 가볍게... 오늘의 화두는 “양보하며 산행하기”로 의미를 두고서...

   최대한 속도를 늦추며, 여유롭고... 느긋이... 그리고 오가는 등산객들에는 길을

   비켜 주면서... 그러다가 쉼터가 나타나기만 하면 잠시 쉬면서 가다 보니...   

 

∇ 이미 일행중 몇명은 앞서 나간지 오래 되어서 간격이 벌어지지 않으려고 속도를

  내다보니, 급하지 않은 경사길이지만 꾸준한 오름길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벌

  써 다리엔 부담이 오는듯 하다.  

 

∇ 너덜길과 계단길을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며 꾸준히 오름을 계속하자, 산행 정상

  지인 비로봉 2.1Km 이정표 옆에는 앞서간 일행이 목을 축이며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휴식을 취하며 짐을 벗어놓은 사람들, 그리고 사람을 벗어놓은 짐들, 누가 

  누가 더시원 할까요?  

 

∇ 한숨을 돌리고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毘盧峰)을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잣나무 숲을 지나 지능선으로 올라가기 위한 오늘의 제일 힘든 구간 헐떡 고개가

  시작된다.   

 

∇ 아직도 가파른 너덜길을 씩씩거리는 가뿐숨을 몰아 쉬며 한시간 정도는 더 올라

  야 하는데, 열량 제2의 법칙인가? 엔트로피가 마구 증가함을 느낀다.

  이 순간을 잘 참고 버티어 내면 극한의 순간을 넘어 고요한 질서의 세계로 들어가

  겠지, 인내의 고통을 견딘자 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의 희열을 위하여~~~!  

 

∇ 헉헉 대며... 몇 번을 쉬고... 낑낑 거리며 오르니, 고지 1,439.5M 비로봉(毘盧

  峰)이 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는 연화봉이 보이며 좌측 앞으로는 가야할 백두대간

  길의 국망봉이 손에 잡힐 듯 합니다.   

 

∇ 비로봉을 향해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상에 가까워 지자 수줍은 듯이 곱게 피워 있는 해맑은 철쭉꽃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 합니다. 철쭉꽃에는 은은함과 순박함이 숨어 있는 듯 하다.  

  

∇ 11시 30분

  나무계단을 힘겹게 오르니 소백산 최고봉인 해발 1439.5M의 비로봉(毘盧峰) 정상

  입니다. 3시간 30여분을 땀흘려 올라온 정상에는 왜 그리 사람들이 많은지?

  '비로'는 불교에서 '높다'는 뜻으로 쓰인다는데, 따라서 비로봉은 그 산의 가장 높

  은 봉우리 즉 최고봉을 가리키는 말이다.   

 

∇ 정상에서 사방을 굽어 봅니다.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가득하고 산마루를 향하여 치솟아 오르는 푸른 산줄기는

  힘차기만 합니다. 어느 누가 바람의 산이라고 한다더니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

  으로 땀에 젖은 체온을 식히며 끝없이 이어지는 산들을 바라보니, 세파의 온갖

  시름이 잊어지고 저 아래 속세가 한 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 이어서, 어머니 품과도 같다는 소백산 능선을 눈으로 품고 가슴에 안겨도 보면

  서 간단한 간식과 함께 정상에 오면 빠트릴 수 없는 의식인 정상주를 마십니다.  

 

∇ 12시 30분 하산을 위하여 국망봉으로 출발을 한다.

  소백산은 지금 철쭉제 기간으로 비로봉 넘어 국망봉까지는 연분홍 철쭉꽃을 머리

  에인 봉우리들이 춤을 추고 있는 듯 합니다.  

 

∇ 살랑 살랑 풍기는 철쭉 향기속에서 추억을 담아 봅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일

  조량이 풍부하고 날씨 또한 따뜻해 더욱 선명하게 물든 연분홍 철쭉을 만나 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한다.  

  

∇ 초록의 잎새 사이에 피어난 연분홍 철쭉꽃 숲속을 지나며, 꽃향기와 청량한 신

  록의 숲 냄새가 온몸으로 퍼져 옴을 다시 한번 느낀다.  한아름 가득 따서 차카게

  집을 지키는 우리운님에게 보내 주고 싶다.  

 

∇ 고갯마루 꽃그늘 아래에 서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음은 이미 동

  심에  젖어 마구 뒹굴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맑고 깨끗한 열아홉 소녀의 뽀

  얗고 붉게 홍조띤 볼같이 예쁜 꽃잎 입니다.  

 

∇ 떨어지는 꽃잎 하나에, 흔들리는 철쭉꽃빛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져,

  괜실히 옆에 있는 동료에게 동조하기를 무언으로 강요 아닌 강요도 해봅니다.

 

저 철쭉꽃잎 꼭 우덜마음 같지 않아?...

 

우린 아직 수줍은 19세 소녀의

감성을 지니고 있잖아~~!!

 

우리가 저 꽃나무 아래 서 있으면... 

꽃이 우릴 시기 할거야?... 

우덜이 꽃보다 훨씬 더 이뿌니깐~~~!!!>

 

라구요...


 

∇ 철쭉과 능선 및 주변의 경관을 조망하며 초암사(죽계구곡)로 내려 가는 갈림길

  을 지나 국망봉 정상아래서, 과장님이 준비하신 상추와 여러가지 쌈으로 입맛을

  돋우며 먹는 웰빙식 점심식사는 행복 그 자체였다.

  그저 먹을 것 앞에서는 즐겁기만 한가 봅니다. 다들 흡족한 표정을 짓네요.  

 

 

∇ 한시간 정도의 점심을 마치고 해발 1420.8M의 국망봉(國望峰)을 지나 갑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나라를 잃고 단양에 머물 때, 비운의 마의태자가 이

  곳을 찾아와 경주를 보면서 시름을 달래 국망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이후 길은 주로 참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데, 국망봉에서 상

  월봉 까지는 키 작은 철쭉이 푸른 초원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다.  

 

∇ 3시 30분

 상월봉 정상아래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후 좌측을 따라 하산길로 접어 드니, 크게 

 전망이 트인 곳이 없이 단조롭고 지루한 내리막 길이 계속된다.  

 

∇ 골짜기를 타고 오는 산바람에 땀을 닦으며, 야생화가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내

  고 있는 잡목림 숲속의 내림길을 1시간 30여분 내려오며,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을 두어번 건너서면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 산행후 족욕... 알싸한 발의 감촉...

  속옷까지 뽀송해 질 정도로, 땀, 습기가 몽땅 날아가 버리고, 자연의 장풍(掌風)

  속에 마음속의 찌든 때가 말끔히 정화되는 기분이다.

  아!~~ 이~~~ 상쾌하고도 청량함이여~~~! 

  젖은 꿈이 바스락 거린다....

 

 

 


늘 그렇지만 내 사는 곳을 벗어나

다른 곳을 접하게 되는일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린 이미 제 본연의 세월을 잊은채

마음은 청춘이 되고야 맙니다.

설레임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그 세월속으로 말입니다.

 

자연은~

그 어떤 풍랑이나 비바람에도

늘 제자리에서 우리를 맞아 줍니다.

내가 어떤 심정. 어떤 상황에 있어도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보듬아 내립니다.

 

 


                                                     

 



2009. 5. 30. 무흔의 소백산 산행이야기 중에서...